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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맥주 자격증 씨서론(Cicerone) Certified Beer Server

아는 척 좀 하면서 마시는 맥주 라이프를 꿈꾸며

2020년의 계획 중 하나였던 맥주 자격증 따기. 미국에서 인턴할 때 맥주 자격증에 대해 알았는데 이미 인턴쉽만으로도 생각이 복잡해 도전할 엄두는 못내고, 1단계는 언젠가 따두고 나중에 해외 취업을 하면 시음 실기 시험을 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2020년, 세상 모든 이의 삶의 변수였던 코로나... 덕분에 해외취업은 미뤄졌고, 그 사이에 온라인 필기만 치면 되는 1단계를 치기로 했고, 일 때문에 미루다가 퇴사 후에야 여유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다. 

시서론(Cicerone)은 미국의 대표적인 맥주 전문가 인증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에게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맥주 전문가인지를 인증하는 시험이다. 시서론 말고도 몇 가지 맥주 인증 프로그램이 있지만, 미국 공인 시험이라 언젠가 미국에 갈 일이 있을 때 시험 치기 편할 것 같아서 시서론을 치기로 했다. 4단계가 있는데, 1단계는 온라인 필기 시험, 나머지는 필기와 함께 시음 / 시연 실기가 있다. 이 실기시험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외에서 일하거나 출장 갈 일이 있을 때 시기가 맞으면 쳐볼 생각으로 1단계를 쳐두기로 했다. 

 

시서론 1단계, Certified Beer Server

 

공부 과정 

무료로 공식 사이트에서 syllabus도 제공하고 있겠다, 퇴사하고 1주일 정도 공부하면 되겠지 하고 자료를 다운받았는데, 극악의 가독성... 맛있는 맥주 공부 이렇게 했다간 맥주 맛 다 떨어지겠다... 1보 후퇴하고 맥주 관련 서적을 읽을까 했는데, 시서론은 아무래도 맥주를 관리, 제공하고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을 공인하는 시험인 만큼 맥주 관리나 서빙에 대한 내용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일반적인 맥주 상식 서적을 읽기에는 또 내용이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이 syllabus를 기준으로 공부하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사둔 책과 인터넷을 참고하면서 공부했다. 공부를 하다가 도저히 눈에 안들어와서 내가 직접 인디자인으로 정리하기 시작. 이왕 정리한 김에 기회가 되면 공유도 해볼까 한다. 

Cicerone에서 제공하는 공식 Syllabus. 누가 맥주 스타일을 이렇게 공부하죠...?

사실 시험이라는 포맷에 너무나 익숙한 한국인으로써, 대략 포인트만 이해해두면 수월하게 시험을 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내용을 여러 번 읽고 시험을 치려고 했는데, 시험 치기 직전에 10문제로 구성된 pre-test를 치고 후퇴했다. 분명 syllabus의 내용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맥주 스타일 관련해서 syllabus에는 없었던, 내가 개인적으로 공부했던 부분이 꽤 많이 나오는 바람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 그 10문제도 어려운 내용은 아니라 맞기는 했는데, 시험이 생각보다 syllabus 밖에서 나오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맥주 스타일 위주로 좀 더 공부 시작. syllabus와 함께 시서론 웹사이트에 언급되었던 맥주 스타일 flashcard의 내용도 봐야될 것 같았다. 그 부분도 며칠 더 공부하고 드디어 도전. 30분 안에 60문제를 풀어야해서 온라인 시험이지만 오픈북처럼 자료를 찾아가면서 풀기는 어렵다. 생각보다 맥주 스타일 관련해서 syllabus에 나온대로 "색은 Gold-Amber, 쓴 정도는 Pronounced인데 ABV는 Lower-Normal인 영국 맥주는?"의 뉘앙스로 나오는 문제가 많았다. 그래도 헷갈리지 않고 풀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정도 특징적인 맥주들 위주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전반적으로 세세하게 외우기보단 큰 특징 위주로 기억하면 되는 듯. 맥주 스타일 이외에 맥주의 서빙 / 관리 / 원재료 관련한 문제들도 많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전반적으로 이해를 했다면 크게 헷갈리지 않고 풀 수 있는 것 같다. Syllabus에서 전혀 보지 못한 내용들도 가끔 나와서 놀랐는데, 한 두 문제 정도였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결과는 85% 정답률로 합격! 사실 합격 후에 눈에 띄는 엄청난 혜택이 생기는게 아니기 때문에 좀 허무하기도 하다. 받게 되는 것은 pdf 형식의 certificate이고, 아직 받지는 못했지만 Certified Beer Server 뱃지가 온다고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맥주에 대한 지식을 쌓고, 나중에 2단계 이상을 쳐볼 생각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준비 과정, 자기 만족 정도로 생각해야될 것 같다. 나는 순전히 취미의 심화 목적으로 딴 자격증이지만, 맥주 관련 사업을 하실 분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맥주의 관리나 서빙 등의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맥주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을 공인해주고, 기본 지식을 쌓아주는 정도의 단계가 1단계인 듯 하다. 

 

pdf만 받고 나니 허무하지만... 뱃지도 온다고 했으니 기다려본다. 사실상 자기만족과 2단계 대비에 가까운 1단계 Certified Beer Server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 맥주를 즐겨 마시고, 약간의 지식을 쌓아보려고 하시는 분 (확실히 알고 마시니 더 맛있고 재미있습니다 ㅎㅎ)
- 코로나 시국에 할 일은 없고, 언젠가 해외 나가서 실기 치면 되니 그 전에 시서론 맥주 자격증 1단계를 따두고 싶으신 분
- 맥주 관련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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