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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 betteronpaper - 지면에서 더 빛나는 필름사진 속 순간들

betteronpaper 메인. 

번뜩, 내 사진용 웹사이트 하나 만들어야겠다! 하는 생각에 후루룩 만들어버린 웹사이트. 별 화려한 인터랙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찍은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인스타보다 더 큰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했다. 작년에 지금까지 찍어온 사진들을 사진집으로 출력을 해봤었는데, 왠걸, 미러리스 사진들은 화면이 훨씬 낫다 싶을 정도로 종이 위에서는 다 뭉개지는데 필름사진이 오히려 화면에서보다 아름답게 출력되는 것에 충격을 받았었다. 누가 요즘 출력을 하나 싶지만서도, 사진을 출력하기 좋은 포맷으로 웹사이트화 하고싶다는 생각에 꽂혀서 만들게 된 자그마한 웹사이트다. 

 

 

포스터용 레이아웃. 

나는 피아노는 못치지만 편집은 잘하지!

왜 뜬금없는 피아노랑 편집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언젠가 SNS상에 많이 돌았던 영상의 제목이다. 피아노로 화려한 연주는 하지 못하지만 한 음 한 음 치는 영상을 편집으로 이어붙여서, 음악을 연주한것처럼 보이는 영상이다. 웃긴 영상을 풀어 쓰는 것 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는데... 

이 말을 갑자기 꺼낸 이유는, 저 말이 이 시대를 너무나도 잘 표현한 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춤을 잘 추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춤을 제일 잘 추진 않아도 독특한 편집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도 많다. 그걸 내 감성의 음악과 같이 선곡해서 플레이리스트를 뽑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무조건 어떤 분야의 경지까지 장인처럼 기술을 다듬어갈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시대는 어떤 것을 어떤 미디어로 어떻게 담아낼지, 자기가 가진 여러가지 관심사와 기술을 어떻게 요리조리 묶어내는지가 새로운 기술이다. '하나만 잘해도 모자랄 판에!' 라는 말을 하는 교수님이 있었다. 당연히 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고, 틀린 생각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의도는 그게 아니였지만). 당연히 하나만 잘하면 모자라다. 그렇다고 하나만 해서도 안된다. 하나에만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가 없는 시대이다. 

내가 betteronpaper라는 웹사이트를 갑자기 꽂혀서 만든 이유도, 사진에 100%를 투자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평소에 마주한 순간들을 담은 사진이 혼자보기엔 조금 아깝고 예뻐서 세상 어딘가에 올려두고 싶었다. 나는 사진은 잘 못찍지만 웹사이트는 만들수있지! 라는 마음으로 만든, betteronpaper. 

캘린더용 레이아웃. 그 달이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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