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AI 하드웨어 춘추 전국시대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다. 2007년 첫 아이폰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다시 봤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시초' 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의 원형이고 아이폰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어서 그렇게 느낄 뿐, 그 당시 스마트폰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휴대용 기기에서 컴퓨터처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Blackberry처럼 이미 꽤나 독보적으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디바이스도 있었다. 아이폰이 크게 바꾼 건 '인터랙션'이었다. 그 전 디바이스들은 키보드나 터치펜에 의존한 반면, 아이폰이 도입한 건 터치스크린을 통한 직관적인 인터랙션이었다. 이 이후로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외의 브랜드들은 아이폰의 변주..

    다음 직장, 다음 나라에 대한 기준들

    간만에 옆 팀에 계시는 한국분과 점심을 먹었다. 요즘 취미가 뭐예요? 라는 말에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이직 준비중이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먹었건만, 한참의 침묵 끝에 '이직 준비요' 라고 말했다. 정말 일 이외에는 모든 시간과 생각이 이직 준비를 향해있기 때문에, 다른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말하고나니 속은 시원했다. 그렇게 온 시간, 온 정신을 쏟고 있는 문제이건만, 해답이 없는 문제같다. 지금까지의 작업,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의 나에 대해 온종일 생각하고,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고, 나의 부족함을 바라보고, 메꾸려고 애도 써보고... 하루종일 나라는 미로 안에 갖혀있는 느낌이다. 이야기 되고 있는 회사들이 몇 군데..

    애증의 SNS

    SNS를 정말 못한다. 무대 공포증과 비슷한 맥락으로, 온라인 상에 무언가를 올리는게 누군가의 시선 앞에서 발표를 하러 무대에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다. 몇 명이나 본다고, 사실을 놓고 보면 아닌걸 알지만, 요즘도 게시글 하나를 올리는 데에도 수십번을 망설인다. 가끔은 오죽하면, 컨텐츠를 대략 준비해놓고, 술을 한 잔 하고 누른다. 그만큼이나 용기가 안난다. 그럼에도 SNS만큼 나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없다는걸 알기에, 매해 내 새해 목표에는 '꾸준히 SNS 하기'가 올라간다. 누구는 SNS를 끊으려고도 하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해 안달이고, 하려고 하면서도 고통받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작년에는 그나마 작업을 꾸준히 올리려고 노력을 했고, SNS의 긍정적인 측면들도 봤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

    새로운 근육을 쓰는 감각

    23년을 회고하면서 문득 깨달은 점이 있다. 23년의 목표나 계획들이 22년의 연장선에 있는 것들이 많았던 탓에, '새로운' 것을 배울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걸 깨닫고 나니 배움의 감각, 새로운 근육을 쓰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그 감각이 그리워졌다. 23년이 관성에 젖은 한 해처럼 느껴진 것도 그런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 다짐한 새로운 배움은 Swift UI와 아크릴페인팅 또는 유화. Swift UI를 이번주부터 강의도 들어보고, 예제 코드 보면서 배우고 있는데, 아직은 재미보다 하는 내내 '왜?'라는 마음이다. React에 이어서 두번째로 배우는 개발 언어인데, 기존에 알던 것과 겹쳐 보이면서 왜 다른지, 왜 이렇게 하는 건지 의문이 내내 든다. 아직은 완전히 ..

    글쓰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24년의 첫 번째 날

    또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지난 해를 회고하고 새해를 계획하면서, '글쓰기'를 목표로 적어본다. 어김없이 브런치와 티스토리,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잠깐 하고, 나름 티스토리의 누적 방문수가 어느정도 쌓인 것을 발견했다. 그래, 올해 목표는 이 공간에 꾸준히 글을 남겨보는 것. 사실 작년에는 글쓰기에 큰 미련을 두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글을 쓰지 않은 것을 조금 후회했다. 아무래도 22년에는 글을 꽤 쓰는 대신 영어로 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커서 쓰면서도 괴로웠고 습관화하기가 어려웠다. 영어로 일하고 소통하지만, 내가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말은 기록이 남지 않지만, 글은 기록이 남지 않는가. 그래서 글 하나 쓸 때마다 생각이 정리된다는 느낌보단 말이 자연..

    글을 남기면서 든 몇 가지 생각들.

    티스토리에 가끔씩 글을 남겨보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들. - 스쳐지나가는 변변치 않은 생각들도, 인사이트들도, 의문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글감으로 생각하게 된다. 오 이거 써볼까? 라는 생각에 좀 더 곱씹게 되고, 곱씹다가 새로운 생각이 나기도 한다. 좋은 생각 도구인 것 같다. 3가지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다면, 3개가 더 떠오르게 된다. - 어디에 올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티스토리의 가장 아쉬운 점은 에디터에서는 깔끔해보이는데 막상 올라간 글이 에디터 때와 달라서 당황스럽다는 점. 내가 고른 스킨때문이겠지만, 조금 바쁜게 지나가면 다음 프로젝트로 스킨을 다듬어볼까 생각중. 브런치, 미디엄, 네이버 블로그도 생각했었지만 티스토리로 온 이유 또한 내가 스킨을 다듬어볼 수 있다는 점이었으니, 도..

    끊임없이 의심하기 -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적응한다.

    최근에 책을 읽다가 문득 놀란 점이 있다. 내가 글을 읽을 때의 시선 폭이 좁아졌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책을 읽는데 내 시선이 문단의 폭까지 가는게 멀게 느껴져서 생각을 해보니, 예전에는 내가 읽는 것의 대부분이 책에 맞춰져있던 데에 반해, 이제 스마트폰을 쓴지도 어언 10년, 스마트폰에서 읽는 가로폭에 적응이 되버린게 아닌가 싶었다. 일반적으로 화면을 디자인할 때도 왼쪽 제일 위가 가장 사람들의 시선이 먼저 가는 곳이고, 너무 텍스트의 가로 폭이 긴 것 보다 짧은 편이 시선이 너무 많이 이동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경험을 토대로 사물을 보는 방식을 익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세로 쓰기를 하던 시대의 일본인이라면 지면이나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보는..

    Celebrating Steve, 스티브 잡스가 없었던 10년

    https://www.youtube.com/watch?v=CeSAjK2CBEA https://www.wsj.com/articles/jony-ive-steve-jobs-memories-10th-anniversary-11633354769 Jony Ive on What He Misses Most About Steve Jobs On the 10th anniversary of Steve Jobs’s death, Sir Jony Ive reflects on their collaborations and friendship: “My understanding of him refuses to remain cozy or still.” www.wsj.com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가 10년, 그와 긴밀하게 애플에서 협업했..

    노력의 분산투자

    내 노력과 시간, 체력을 어떻게 분산투자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큰 요즘이다. 요즘이라기엔 이 고민을 안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항상 하고 싶은거, 만들어보고 싶은 게 많지만, 내 시간과 노력은 유한하고, 어느 순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들이 생긴다. 계획과 방향을 잘 잡아서 하나만 해야하는걸까, 싶어서 계획을 짜다보면 결국 욕심이 생겨서 여러 가지에 내 노력과 시간을 어떤 식으로 분산투자 할지에 대한 거창한 계획이 완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계획은 당연히 무너진다. 분산투자를 하려면 내 전체 파이가 얼마인지를 알아야하는데, 아직 그 부분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른다. 한 가지에 모든 시간을 쏟는 것보다 몇 가지 작업을 돌아가면서 스스로를 환기시켜가면서 작업하는 편을 선호하긴 하지만..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이제 스마트폰의 화질은 화소가 무의미할 만큼 퀄리티가 좋아졌고, 덕분에 DSLR이나 미러리스같은 카메라도 들고 다니는 게 유난스러워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새로 산 미러리스는 집 안에 먼지가 쌓이고 있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필름카메라를 더 많이 들고 다녔다. 무겁기도 무겁고, 필름값이며 현상이며 돈은 돈 대로 나가는데 이상하게 더 손이 간다. 아직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담아내는게 쉽지가 않아서 36장짜리 롤을 찍으면 실패하는 사진도 많은데도, 한 3장 정도가 정말 마음에 꼭 들어서, 계속 필름 카메라를 시도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빛에 예민해서 낮에 들고 나갔다가도 흐리거나 어두워지면 거의 건지는 사진이 없어서, 들고 다니는 빈도에 비해서 많이 찍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빛만 조금 좋으면 필름 카메라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