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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직장, 다음 나라에 대한 기준들

    간만에 옆 팀에 계시는 한국분과 점심을 먹었다. 요즘 취미가 뭐예요? 라는 말에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이직 준비중이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먹었건만, 한참의 침묵 끝에 '이직 준비요' 라고 말했다. 정말 일 이외에는 모든 시간과 생각이 이직 준비를 향해있기 때문에, 다른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말하고나니 속은 시원했다. 그렇게 온 시간, 온 정신을 쏟고 있는 문제이건만, 해답이 없는 문제같다. 지금까지의 작업,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의 나에 대해 온종일 생각하고,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고, 나의 부족함을 바라보고, 메꾸려고 애도 써보고... 하루종일 나라는 미로 안에 갖혀있는 느낌이다. 이야기 되고 있는 회사들이 몇 군데..

    Georgia O'Keeffe

    우연히 보게 된 한 사진에 꽂혀서, 조지아 오키프의 작업과 인생에 대해 더 알고싶어졌다. 이름은 많이 들은 작가인데도 한번도 더 자세히 알아볼 기회도 없었고, 찾아보니 책도 바로 구매하거나 빌려볼 만한게 없어서 유튜브를 뒤져보다 발견한 다큐멘터리. 꽤 예전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지만, 나름 그녀의 인생을 잘 보여주는 듯. 그나마 최근 인물이기 때문에, 실제 그녀의 목소리나 영상이 담겨있어서 더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4DMMWaGm4jU&ab_channel=RovedaAudiovisual 별 다른 감상 없이, 가장 좋았던 그녀의 한 마디를 남겨본다. I thought someone could tell me how to paint landscapes. But I'v..

    애증의 SNS

    SNS를 정말 못한다. 무대 공포증과 비슷한 맥락으로, 온라인 상에 무언가를 올리는게 누군가의 시선 앞에서 발표를 하러 무대에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다. 몇 명이나 본다고, 사실을 놓고 보면 아닌걸 알지만, 요즘도 게시글 하나를 올리는 데에도 수십번을 망설인다. 가끔은 오죽하면, 컨텐츠를 대략 준비해놓고, 술을 한 잔 하고 누른다. 그만큼이나 용기가 안난다. 그럼에도 SNS만큼 나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없다는걸 알기에, 매해 내 새해 목표에는 '꾸준히 SNS 하기'가 올라간다. 누구는 SNS를 끊으려고도 하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해 안달이고, 하려고 하면서도 고통받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작년에는 그나마 작업을 꾸준히 올리려고 노력을 했고, SNS의 긍정적인 측면들도 봤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

    [작업기] 첫 프레이머 템플릿, Interactive Slides

    오늘까지 총 54개의 판매를 기록한 내 프레이머 템플릿, Interactive Slides. 종종 판매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이 올 때면 반갑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https://www.framer.com/templates/interactiveslides/ https://interactive-slides.framer.website 만들게 된 계기는 pdf 포트폴리오였다. 이직을 위해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다가 화가 났다. pdf 포맷으로 만들자니 영상이나 프로토타입 위주의 내 작업들을 보여줄 수가 없고, 그렇다고 무겁게 영상을 첨부한 ppt 포맷으로 만들 수도 없고, 온라인으로 슬라이드를 만들 수 있는 Google Slides나 Canva는 아무래도 지원되는 기능이 정해져있다보니 커스터..

    [작업기] 디자이너의 개인 웹사이트 개편기

    이직 생각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웹사이트를 개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웹사이트를 졸업 직전에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이 뭔지 정체성이 잡히지 않았을 때 만들어서 지금의 내 관심사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고, 내 작업을 온라인에 많이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현재의 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몰랐는데 그 때 웹사이트 만든 작업기가 내 티스토리에 있었다...?! 저렇게 만들어놓고도 작업기를 썼다니 대단하다 나 자신. 그리고 지금의 웹사이트도 그런 시선으로 볼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하니 두렵다ㅎ) 보통 누군가가 흥미로운 작업을 보면 그 디자이너에 대해 찾아보고, SNS나 웹사이트를 들어가보게 된다. 그때 웹사이트가 성공적으로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작업을 흥미롭게 보여주면 다른 작업, 다..

    새로운 근육을 쓰는 감각

    23년을 회고하면서 문득 깨달은 점이 있다. 23년의 목표나 계획들이 22년의 연장선에 있는 것들이 많았던 탓에, '새로운' 것을 배울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걸 깨닫고 나니 배움의 감각, 새로운 근육을 쓰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그 감각이 그리워졌다. 23년이 관성에 젖은 한 해처럼 느껴진 것도 그런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 다짐한 새로운 배움은 Swift UI와 아크릴페인팅 또는 유화. Swift UI를 이번주부터 강의도 들어보고, 예제 코드 보면서 배우고 있는데, 아직은 재미보다 하는 내내 '왜?'라는 마음이다. React에 이어서 두번째로 배우는 개발 언어인데, 기존에 알던 것과 겹쳐 보이면서 왜 다른지, 왜 이렇게 하는 건지 의문이 내내 든다. 아직은 완전히 ..

    글쓰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24년의 첫 번째 날

    또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지난 해를 회고하고 새해를 계획하면서, '글쓰기'를 목표로 적어본다. 어김없이 브런치와 티스토리,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잠깐 하고, 나름 티스토리의 누적 방문수가 어느정도 쌓인 것을 발견했다. 그래, 올해 목표는 이 공간에 꾸준히 글을 남겨보는 것. 사실 작년에는 글쓰기에 큰 미련을 두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글을 쓰지 않은 것을 조금 후회했다. 아무래도 22년에는 글을 꽤 쓰는 대신 영어로 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커서 쓰면서도 괴로웠고 습관화하기가 어려웠다. 영어로 일하고 소통하지만, 내가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말은 기록이 남지 않지만, 글은 기록이 남지 않는가. 그래서 글 하나 쓸 때마다 생각이 정리된다는 느낌보단 말이 자연..

    글을 남기면서 든 몇 가지 생각들.

    티스토리에 가끔씩 글을 남겨보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들. - 스쳐지나가는 변변치 않은 생각들도, 인사이트들도, 의문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글감으로 생각하게 된다. 오 이거 써볼까? 라는 생각에 좀 더 곱씹게 되고, 곱씹다가 새로운 생각이 나기도 한다. 좋은 생각 도구인 것 같다. 3가지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다면, 3개가 더 떠오르게 된다. - 어디에 올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티스토리의 가장 아쉬운 점은 에디터에서는 깔끔해보이는데 막상 올라간 글이 에디터 때와 달라서 당황스럽다는 점. 내가 고른 스킨때문이겠지만, 조금 바쁜게 지나가면 다음 프로젝트로 스킨을 다듬어볼까 생각중. 브런치, 미디엄, 네이버 블로그도 생각했었지만 티스토리로 온 이유 또한 내가 스킨을 다듬어볼 수 있다는 점이었으니, 도..

    솔 르윗이 에바 헤세에게 보내는 편지. Do!

    내 휴대폰의 배경화면을 나에게 자극이 되는, 영감이 되는 사진들을 모으고 자동화를 걸어놓았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이미지다. 오늘 이 이미지가 배경화면으로 떠서 생각난 김에 다시 찾아본 편지의 내용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낭독 영상. 뭔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 복잡하고 무거운 마음을 명료하고 가볍게 해주는 솔 르윗의 메세지. 간만에 곱씹어보며 다시 시작되는 한 주를 맞이해본다. Dear Eva, It will be almost a month since you wrote to me and you have possibly forgotten your state of mind (I doubt it though). You seem the same as always, and being you, ha..

    끊임없이 의심하기 -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적응한다.

    최근에 책을 읽다가 문득 놀란 점이 있다. 내가 글을 읽을 때의 시선 폭이 좁아졌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책을 읽는데 내 시선이 문단의 폭까지 가는게 멀게 느껴져서 생각을 해보니, 예전에는 내가 읽는 것의 대부분이 책에 맞춰져있던 데에 반해, 이제 스마트폰을 쓴지도 어언 10년, 스마트폰에서 읽는 가로폭에 적응이 되버린게 아닌가 싶었다. 일반적으로 화면을 디자인할 때도 왼쪽 제일 위가 가장 사람들의 시선이 먼저 가는 곳이고, 너무 텍스트의 가로 폭이 긴 것 보다 짧은 편이 시선이 너무 많이 이동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경험을 토대로 사물을 보는 방식을 익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세로 쓰기를 하던 시대의 일본인이라면 지면이나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