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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광기의 왕국 - 과하게 솔직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야기
2013년에 나온, 지브리 스튜디오에 대한 다큐멘터리. 나의 총평은, '이웃집의 미야자키 하야오' 나 왜 다큐멘터리 보다가 울었냐. 보통 예술 분야의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특정 아티스트의 예술관이나 인생을 집대성해서, 어떤 굴곡을 거쳐 어떤 아티스트가 탄생하고 저물어갔는지를 다룬다. 쉽게 그 작가의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또 한편으로 결과론적으로 그 과정을 듣는 입장에선 그저 하나의 위인이자 거장의 인생으로 느껴진다. 이질감이 든달까. 이 다큐가 참 마음을 건드렸던건, 그 오랜 세월을 거쳐낸 거장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심적으로 고통받고, 자신의 인생과 가치관을 곱씹어가며 이야기 하나 하나를 만들어내갔다는 점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나만 어려운게 아니구나. 창작의 선배가 아닌..
Georgia O'Keeffe
우연히 보게 된 한 사진에 꽂혀서, 조지아 오키프의 작업과 인생에 대해 더 알고싶어졌다. 이름은 많이 들은 작가인데도 한번도 더 자세히 알아볼 기회도 없었고, 찾아보니 책도 바로 구매하거나 빌려볼 만한게 없어서 유튜브를 뒤져보다 발견한 다큐멘터리. 꽤 예전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지만, 나름 그녀의 인생을 잘 보여주는 듯. 그나마 최근 인물이기 때문에, 실제 그녀의 목소리나 영상이 담겨있어서 더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4DMMWaGm4jU&ab_channel=RovedaAudiovisual 별 다른 감상 없이, 가장 좋았던 그녀의 한 마디를 남겨본다. I thought someone could tell me how to paint landscapes. But I'..
[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 (Feels good man)
요 근래 본 것들 중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다큐멘터리. 커뮤니티든, SNS든, 메시지의 GIF 밈으로든 누구나 접해봤을 개구리 페페에 대한 이야기다. 그 슬픈 표정의 개구리 이야기다. 이 개구리에 이름이 있다는 것도, 거의 혐오짤 정도로 사용되지만 이 캐릭터 또한 처음에는 누군가의 애정과 정성이 담긴 캐릭터로 시작된 캐릭터라는 것, 캐릭터가 점점 혐오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나 트럼프주의자들의 상징처럼 사용되는 과정에서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원작자가 있었다는 것도 이 다큐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나 미디어를 통한 정치, 인터넷 상에서의 혐오와 폭력이 현실까지 이어지는 모습들, 개구리 페페라는 캐릭터 하나로 이 모든 걸 다각도로 보게 된다. https://..
[영감 모으기] Norman McLaren - 초기 애니메이션에서 찾는 감각적인 시도들
옛날 작가나 작업, 유명한 디자이너의 초기 작업을 보면 재미있는게 우리가 얼마나 지금의 툴이나 작업 방식에 갇혀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고, 그 옛날 편리한 도구 없이도 얼마나 창의적이고 엄청난 작업들이 있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오늘 접하게 된 Norman McLaren의 작업이 딱 그렇다. 1950-70년대에 활발하게 활동하신 캐나다의 애니메이터이고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탄생한 초창기에 다양한 작업을 하신 분이다. MMCA에서 하는 전시를 통해서 작품을 접했는데,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이런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표현한다는게 너무 멋졌던. 오히려 우리가 얼마나 툴에 갇혀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집에 와서 작업을 더 찾아봤는데, 정말 좋은 작업이 많다. 특히 눈이 갔던 작업. 숫자만 나오는 8분짜리 영상이 뭐..
[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Ryuichi Sakamoto: Coda
왓챠에서 제공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급하게 봤던 다큐멘터리. 더 일찍 보지 않았던 걸 후회할 정도로 좋았다. 그의 음악이나 작업 과정, 생각을 아는 걸 떠나서 그의 '태도'가 엿보여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류이치 사카모토 하면 거장, 아티스트처럼 뭔가 무거운 이미지가 있는데, 오히려 순수하게 음, 소리로 테스트하고 웃으면서 즐기고 소탈하게 자신의 대표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나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는 사람 같아보여서, 그 웃는 모습이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디자인을 하면서, 결국 일하듯이 어깨에 힘이 들어간 채로 끙끙거리던 내 모습과 대조되던 그의 모습. 나의 창작욕이 떨어질 때 다시 보고 싶은. 분야를 떠나서 개인으로, 아티스트로 너무나 존경스러운 사람. 오늘은 그의 플레이리스트로 작..
[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Eames: The Architect and the Painter
봐야지, 생각하고 미뤄두던 다큐를 야금야금 보고 있다. 좋은 다큐들이 많은데 진작 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야식처럼 하나씩 꺼내먹는 중이다. 디자인, 특히 제품이나 가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임즈 부부, 그 임즈 부부에 대한 다큐이다. 넷플이나 왓챠에도 없고, 비메오에는 제공이 안되는 지역이라고 해서 한참 미뤄왔던건데, 혹시나 해서 검색하니 유튜브에 누가 올려둔 풀버전이 있었다! (최대가 240p다...ㅎㅎㅎㅎㅎㅎㅎㅎ) 2011년에 만들어진거면 원본 자체가 240p는 아닐 것 같지만, 워낙 나오는 자료 영상들 자체가 해상도가 낮은 과거의 영상들이라서 생각보다 낮은 화질이 거슬리지 않았고, 내용 자체가 좋았다. 삶 자체를 디자이너처럼 사는 부부 - Take your pleasure s..
[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Five Seasons: The Gardens of Piet Oudolf / 다섯 계절: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
뉴욕 High Line의 조경 디자인을 맡았던 네덜란드의 정원 디자이너.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싶었는데 정말 어느 플랫폼에도 풀려있지 않고, 홈페이지에는 단체 상영 신청같은 거만 가능해서 보고싶은데 볼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피크닉 미술관 들렸다가 상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볼 수 있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지금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다큐멘터리이니, 가서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본다. 전시와는 별도여서 따로 시네마 예매를 하고 가면 된다. 전시는 안봤다. 좀 교육 전시같은 느낌이 강해서... 근데 도대체 왜 안풀어주는거야... 구매할 의향도 있는데 식물로 풍경을 디자인하는 사람 피트 아우돌프의 다큐나 책을 보고싶게 만든 건 아래의 이미지였다. 유화는 한 눈에 보이는 이..
[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Trillions of Questions, No Easy Answers / 구글의 검색 기능, 그 뒤의 이야기
올해부터 인상적이었던 책, 영상, 다큐, 영화, 내가 접하는 컨텐츠에 대해서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나 내 생각을 짤막하게 개인적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정말 좋았던 내용들을 조금씩 이 곳에도 남겨보려고 한다. 내 스스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감상문까지도 아니고 그냥 왜 좋았는지,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는지를 남기면서, 이 글들이 생각거리나 볼 거리를 찾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Trillions of Questions, No Easy Answers / 구글의 검색 기능, 그 뒤의 이야기들 원 제목은 'Trillions of Questions, No Easy Answers: A (home) movie about how Google Search works'라는 긴 제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