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Celebrating Steve, 스티브 잡스가 없었던 10년

 

https://www.youtube.com/watch?v=CeSAjK2CBEA 

 

https://www.wsj.com/articles/jony-ive-steve-jobs-memories-10th-anniversary-11633354769

 

Jony Ive on What He Misses Most About Steve Jobs

On the 10th anniversary of Steve Jobs’s death, Sir Jony Ive reflects on their collaborations and friendship: “My understanding of him refuses to remain cozy or still.”

www.wsj.com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가 10년, 그와 긴밀하게 애플에서 협업했던 리드 디자이너 Jony Ive의 에세이가 올라왔다. 아이폰에 매혹되었던 모두가 이런 저런 형태로 얼마나 자신이 '앱등이'였는지를 증명한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아이폰이 처음 소개되던 키노트를 보고 이 휴대폰을 사기 전까지는 휴대폰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몇 년을 엄마 휴대폰을 빌려서 문자를 해가며 아이폰을 기다렸고, 오랜 기다림 끝에 아이폰을 처음으로 내 손에 쥐었을 때의 기분을 잊지 못한다. 고등학교 때는 기숙사에 스티브 잡스 자서전의 포스터를 붙여놨었고, 내가 디자인을 전공하고 Tech 업계로 계속 오고싶어 하게 만든 모든 원동력은, 그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봤던 그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 때는 내가 아이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가 산업디자인을 전공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아이폰이 제품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다운 제품이긴 하지만, 내가 매혹된 이유는 그 겉모습이 아니고 기술이 아름답게 디자인적으로 '경험화' 된, 그 경험에 대한 디자인이자 그 뒤의 기술에 반한 것이리라. 그 때는 왜 그렇게 단순하게 아이폰 = 제품디자인이라고 생각했을까.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 때는 사실 UX라는 개념도 없었을 때이니 그걸 보고 시각디자인과를 가겠다는 생각을 할 분위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tech에 대한 이해를 위해 공대를 갈 만큼의 통찰력도 없었다. 

 

Jony Ive 의 에세이를 보면서 눈이 촉촉해지게 만든 부분은 가장 마지막에, 잡스가 자신과 이야기하던 시간이 그리울거라고 말했지만, 사실 잡스와 본인은 사실 말도 중요하지만 생각이나 경청에 방해가 되기에 오히려 함께 앉아서 침묵하던 시간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리고는 그와 함께 침묵하던 그 시간이 그리울거라는 말이 어찌나 마음을 울리던지. 

 

간만에 처음 나를 떨리게 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Jony와 Steve같은 멋진 창작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Steve Jobs의 서거 10주년을 혼자 소소하게 기념해본다. 서거, 기념이 여기서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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