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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해외에서 친구만들기

돌이켜보면 싱가폴에 와서 가장 고생했던 부분은 친구를 만드는 일이었다. 해외에 나와있는 지금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꽤나 잘 유지하는 편인 내가, 친구 만드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 거라고는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다. 일 관련해서 아는 사람들을 만들어 가는 일은 오히려 어렵지 않은데, 가끔 밥먹고, 수다떨고 마음 편하게 속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 특히나 직장이나 학교 같이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과 경험을 공유하지 않는데도 친구가 되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다시 친구 사귀는 방법을 배운게 아닐까. 먼저 연락하고, 시간내서 만나고, 요즘 좀 뜸했나 할 때 또 연락하고. 확실히 어렸을 때의 친구 사귀는 과정과는 배경도, 방법도, 이유도 다르지만, 친구라는 건 계속 필요한 존재 같다. 예전에는 인간관계가 가족, 친구, 연인, 사회생활, 가족으로 내 인생의 시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인생의 시점에 따라 친구를 사귀고 유지하는 것, 가족을 챙기는 것, 사회생활을 하는 방법과 이유 모두가 상황에 맞게 발전하고 이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간만에 싱가폴에서 사귄 친구들을 만나고, 그 친구의 다른 친구를 소개 받으러 간다. 다 해외 생활을 하는 처지에 디자인을 하는 친구들이라 공감대가 잘 맞고, 다들 친구 만드느라 고생을 해보았기 때문에 서로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도 잘 아는 사이들이다. 이런 저런 행사들이나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는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만들 방법 자체는 많아졌지만, 그에 비해 정말 잘 맞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귀하고 어려운 일이고, 그걸 이어가는 건 생각보다 많은 품이 든다. 그게 다 맞아 떨어진다는 건, 정말 ‘인연’이어야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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