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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다큐 추천]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 (Feels good man)

요 근래 본 것들 중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다큐멘터리. 커뮤니티든, SNS든, 메시지의 GIF 밈으로든 누구나 접해봤을 개구리 페페에 대한 이야기다. 그 슬픈 표정의 개구리 이야기다. 이 개구리에 이름이 있다는 것도, 거의 혐오짤 정도로 사용되지만 이 캐릭터 또한 처음에는 누군가의 애정과 정성이 담긴 캐릭터로 시작된 캐릭터라는 것, 캐릭터가 점점 혐오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나 트럼프주의자들의 상징처럼 사용되는 과정에서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원작자가 있었다는 것도 이 다큐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나 미디어를 통한 정치, 인터넷 상에서의 혐오와 폭력이 현실까지 이어지는 모습들, 개구리 페페라는 캐릭터 하나로 이 모든 걸 다각도로 보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iqZWw5vYs 

Feels good man (2020) Trailer - 한국에선 왓챠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Boy's club이라는 만화 캐릭터로 시작한 개구리 페페. 원작자인 Matt Furie는 그저 개구리 캐릭터를 좋아하고, 너드같은 이야기도 그릴 줄 알지만 이렇게 감성적인 스토리도 그려낼 줄 아는 아티스트다. 

 

 

이 과정을 보는 원작자 Matt Furie의 표정을 보면,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자신의 캐릭터가 처음에 그저 인터넷 밈으로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정도가 될 줄 알았을까? 어떻게 보면 그는 엄청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인터넷에 긍정적인 것만 올려야할 것 같던 시기에, 사람이라면 누군가 가지고 있는 약간 찌질하고, 슬퍼보이기도 하고, 무력해보이기도 하고, 모두가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는데, 그게 하필 그런 감정만 가지고 있는 소수에게 악용되는 방식으로 유행이 시작되었다는게 문제인 것 같다. 

스포같지만, 그는 이제 맞서 싸우면서 개구리 페페를 행복한 페페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시 되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페페라는 캐릭터가 가진 그 힘, 누구나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는 그 캐릭터로 다시 돌아가서, 지금 홍콩에서는 민주주의 대중의 상징처럼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 시련의 끝에는 저 캐릭터가 혐오를 극복한 사랑과 긍정의 캐릭터가 되길.

 

개구리 페페 짤을 아는 모두에게 추천하는 다큐멘터리. 캐릭터나 원작자 뿐만 아니라 인터넷, 미디어, 정치, 혐오,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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