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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SNS

SNS를 정말 못한다. 무대 공포증과 비슷한 맥락으로, 온라인 상에 무언가를 올리는게 누군가의 시선 앞에서 발표를 하러 무대에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다. 몇 명이나 본다고, 사실을 놓고 보면 아닌걸 알지만, 요즘도 게시글 하나를 올리는 데에도 수십번을 망설인다. 가끔은 오죽하면, 컨텐츠를 대략 준비해놓고, 술을 한 잔 하고 누른다. 그만큼이나 용기가 안난다.

그럼에도 SNS만큼 나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없다는걸 알기에, 매해 내 새해 목표에는 '꾸준히 SNS 하기'가 올라간다. 누구는 SNS를 끊으려고도 하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해 안달이고, 하려고 하면서도 고통받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작년에는 그나마 작업을 꾸준히 올리려고 노력을 했고, SNS의 긍정적인 측면들도 봤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되었고, 콕 집어서 SNS 때문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협업이나 잡 오퍼 관련해서 연락을 받기도 하고, 작업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측면을 봤으니 올해는 좀 더 가열차게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여전히 쉽지않다. 

은연중에 SNS를 일종의 평가받는 무대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디자이너, 스튜디오, 개발자, 브랜드 등등을 팔로하면서 피드에서 보게 되다보니, 나 또한 피드를 평가하는 잣대로 보고 있고, 그에 걸맞는 피드를 올려야된다는 생각을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좋은 퀄리티로 다듬어진 것만 올려야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고, 좀 더 일상이나 과정도 올려야지 생각하면서도, 잘 안된다. 

 

이 SNS와의 애증관계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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