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스케줄러 만들기 1 - 혼자쓰는 PRD

메모, 하루의 스케줄, 습관, 감사노트, 할 일, 올해의 목표, 단기 목표... 기록하고 관리하고 싶은게 많은데 맞는 서비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요즘. 사실 이 모든 건 서로 연결되어있기도 하지만, 막상 이 모든걸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툴은 없다. 그래서 이런 기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Notion에 개인화된 템플릿을 만들기도 하고, 결국은 제일 Raw 한 게 최고라며 Google Spreadsheet나 Apple notes로 돌아가는게 아닌지. 나 또한 Notion으로 새해 목표나 단기 목표, 업무 일지 등을 적어왔지만 불편한 지점들이 몇 가지 있어서 꾸준히 쓰지 못하고 있다(핑계일지도?)

그래서 나만을 위한 스케줄러를 만들어볼까 생각하면서, 브레인스토밍 하듯이 이런 저런 생각들을 기록해보기로. 혼자 쓰는 PRD 같은 거랄까. 손은 좀 가겠지만, 남은 평생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기록 방식과 UX를 찾는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위한 엄청난 투자가 되지 않을까? 

 

1. 기록과 생산성 툴은 결국 '생각'의 방식. 사람 수 만큼 다양한 기록의 방식들

이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 아닐까. 세상에 기록과 생산성 툴은 정말 넘쳐나지만, 개인이 선호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이는 결국 모두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기록하고 관리하고 싶은 부분이 다르고, 기록 뿐만 아니라 어떤 기록이 언제 필요한지에 따라 너무나 다르다. 어떠한 툴보다도 개인화가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2. 툴의 자유도와 편리함의 사이에서 

마치 스케줄러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내지를 고를 수 있는 다이어리들처럼, 그런 틀만 제공하고, 그 내지는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게 가장 이상적인 생산성 툴의 기본인 것 같다.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 그 내지를 고르고 구성하는 과정이 너무나 귀찮고 복잡하게 느껴되는데, 이 자유도와 편리함의 밸런스를 맞추는게 가장 큰 관건이고, 어느정도의 밸런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생산성 툴이 지향하는 포지셔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노션은 높은 자유도 만큼 맞는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꽤나 공이 들어가야하고, 기본적인 To-do 앱, 저널앱, 달력 앱들은 그 한 가지 태스크를 간편하게 만들어서 자유도는 낮지만 바로 쓸 수 있게 만든달까. 

 

2. 내가 생각하는 Notion에서의 기록의 한계

내가 Notion을 쓰다가 한계에 봉착한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 과도한 분산 : 하루, 한 주, 한 달 단위로의 기록 페이지가 나눠진다고 치자. 새로운 한 주의 기록을 시작하면서도 저번주와의 기록과 분리되기 시작하면 일도 생각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가 않는다. 하루, 또는 한 주의 일은 한달의 목표나 단기 목표와도 함께 갈 수 있도록 쉽게 볼 수 있어야하는데, 페이지가 분리되거나, 한 페이지에 넣는다고 해도 정보가 너무 많아서 보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매일의 기록에 할 일, 감사노트 등을 따로따로 적었다면, 모든 날짜의 할 일을 보는 방법, 모든 날짜의 감사노트를 보는 방법이 있어야하는데, 노션에서는 이게 거의 테이블처럼 데이터베이스화를 해야만 가능하다. 

- 다양한 종류의 기록들 : 메모, 하루의 스케줄, 습관, 감사노트, 할 일, 올해의 목표, 단기 목표... 더 세분화해서 어떤 건 회사에서의 목표나 메모일수도 있고, 일상을 위한 내용, 내 개인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 등 이 모든 것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연결되어있다. 이런 정보들이 좀 더 유기적으로 한 곳에 모여있을 수는 없을까? 기록이 한 곳에 모여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대시보드화' 할 수 있을까? 노션에서도 어떻게 가능은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내 시도로는 실패했다. 

3. 이러한 기록의 시각화

테이블 뷰, 칸반 보드, 간트 차트, 또는 극한적으로는 옵시디안의 그래프 뷰, 다양한 방법으로 이 기록들을 연결하고 유기화할 수는 있지만, 이 모든게 나에게는 낯선 언어처럼 느껴진다. 기록하는 시점에서는 명확했는데, 이러한 체계화 된 방식으로 나중에 봤을 때는 이게 내 기록이 맞는건지, 남의 생각처럼 느껴진달까. 이러한 기록들을 더 자연스럽게 시각화하는 방법은 뭘까?

 

일단 두서 없이 적어본 생각들. 1편이라고는 적었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거나 이 문제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어가서 2편을 적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툴을 만들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쓰길 바라기보단, 정말 나 한 명만 만족스럽게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