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직 4개월차. 오히려 초반 2-3개월은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인정하고 새로 배워가고 시도해가는 기간이었는데, 3개월차가 지나도 아직 이 팀에서 어떻게 일해야할지 잘 모르겠고 어렵다. 3개월차 퍼포먼스 리뷰를 했고,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도, 개선해야할 부분도 있지만, 리뷰를 받고 나서도 더 막연해진 회사생활과 나의 커리어에 대한 생각들. 팀원들이 지적한 부족한 부분들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려고 하면서도, 아직 '내가 뭘 모르는지 명확하게 모르겠다'는게 제일 큰 문제같아서 적어보는 이직 4개월차의 회고이자, 반성록이자, 앞으로의 계획.
🤔 팀 내에서의 의사결정과 필요한 곳에 input 받기
이 팀에서 처음으로 작은 기능을 하나 디자인해서 곧 론칭을 앞두고 있다. 디자인 자체는 어려울게 없었는데 모두 다른 의견들 속에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언제 누구의 인풋이 필요한지 헤쳐나가는 것이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오히려 큰 방향성은 여러 옵션 제시하고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면 되고, 좀 더 세세한 디자인 방향성은 Slack을 통해 의견 받고 토의하고 결정해나가고 있는데, 그것보다 더 작은 결정들은 나 혼자 결정해도 되나? PM과 엔지니어들이 동의했으니 되는건가? 하고 하나하나 고민하는 과정이 어렵다.
✅ Over communicate is always better than no communication : 문제가 있다 싶은건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말고, 그냥 올려서 물어보자. 하 이 고질병을 어찌 고친담, 말하기 전에 고민하는 습관은 언제쯤 고쳐지고 편해지는걸까
✅ Share something practical, succinct : 프로로타입을 공유하고, 엔지니어와 빠르게 작업해서 테스트 가능한 무언가를 두고 토의하는게 결론의 퀄리티 또한 높다.
🤔 우리팀의 비전,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지금 내가 가장 막힌 부분.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기보다도 기존 경험의 보수 작업이 많이 남아있는 지금의 팀. 하지만 그러기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 이런 보수 작업만 해도 되나 싶다. 보수가 필요한 작업이라도, 이게 앞으로의 회사의 로드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해서, 단순히 우리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 후보들이 아닌, Problem space 전반을 톺아보고 그 중에서 어떤 문제가 가장 해결했을 때 임팩트가 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
✅ 대규모 미팅은 아니어도 소규모 회의/1x1에서 이런 대화 나누고, 팀원들의 생각 들어보기
✅ PM과 좀 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기여하고, 함께 방향을 잡아가자. 첫 단계는 problem mapping
✅ 겉핥기 식으로 이해해오던 우리 프로덕트와 유저.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야겠어서 캐주얼한 커피챗 요청 시작했다!
🤔 Visibility와 Impact
Slack은... 직장 내의 트위터다. 좋은 점도, 안좋은 점도 닮아있다. 트위터 하나 쓰는데 한참을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나에게, Slack도 비슷한 심리적인 압박감을 준다. 특히 내 작업을 올려서 피드백을 받을 때, 남들이 각 팀에서 하고 있는 Vision work라면서 올릴 때, 어 나도 저런걸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잘 쓰면 Visibility, impact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Vision이라는 명목의 Vision work 가 아닌, 우리 이런거 해야하지 않을까,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작업들을 하자. 그거 내가 잘하는 거잖아?
✅ Slack에서 내가 관심있다고 느끼는 주제들의 대화에 끼어들고, 질문하기 : 많은 대화와 질문들이 오가는 Slack 속에서, 대화에 끼어들자. 그것만으로도 내가 따로 디자인 작업을 하지 않아도 관계를 형성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 Weekly focus time on tackling those vision/ideas : 혼자 끼적이지 말고, 만들었으면 올리고 의견을 듣자. 이 프로토타입이 훌륭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다한거다. 공유되지 않은 작업은 하지 않은 작업과 다를게 없다.
✅ More casual 1x1s with engineers and desigers : 나는 작은 그룹에서 이야기하는게 조아... 좀 더 자신감이 붙을 때 까진 이런 작은 대화들을 최대한 활용하자.
✅ 내가 잘하는 걸 하자 :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걸 만들고, 공유하자. 그게 내가 잘하는 거고, 그래서 이 회사에 합격해서 온 거 아니겠는가. PM을 했어서 stakeholder alignment를 잘하는 디자이너가 있고, UI visual polish에 강한 디자이너가 있듯, 내 강점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서 접근하자.
4개월 차의 고민이 무색하게 6개월 차에는 또 폭풍 성장해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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