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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나와의 거리두기가 필요해

입사 2개월차, 일과 사람들에 익숙해지는 듯 하면서도 아직 너무나 헤매고 있는 기분이 드는 요즘. 사실 그 누구도 부담을 주진 않는데도 혼자 만들어낸 그 부담감 속에 눈앞의 일들, 작은 일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요즘. 긴장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마치 회사 노트북 속 세상과 사무실이 내 세상의 전부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출근 전, 퇴근 후 기분 전환하러 공원을 자주 가게 된다. 그 너른 공원을 거닐다보면 그제서야 내 밖에 존재하는 세상이 생경하게 느껴지고, 마치 유체이탈을 한 것처럼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이는, 노트북 앞의 내가 굽은 자세로 웅크려서, 뭔가 해내야 한다,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갈팡질팡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머릿 속에서 보인다. 어찌나 안쓰럽고 딱해보이는지.

 

나라는 세상 속의 나는 내가 전부라, 내 행동 하나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데, 주변의 사람들 또한 그들의 세상에서 살기에 내 행동이 그리 의미있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더 잘하고 싶고, 잘하는 사람들 옆에서의 위축되는 마음에 행동 하나 하나가 너무나 어렵다. 입사 초기의 잘 적응하겠다는 마음이 나의 쓸모를 증명하고, 남의 관점에서 인정받아야한다고 변질이 되어버린 느낌. 업이 아닌 '나'에 대해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은 노트북 앞을 박차고 나가 공원을 걷듯이, 작은 세상에서 줌아웃하고, 내 스스로와, 내 머릿속 작은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야 될 때가 아닐까. 이런걸 해야해, 저런걸 해야해, 해야할 일 목록, 목표, 이런 생각들을 잠시 접어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업에 대해, 삶에 대해, 조금 더 본질적인걸 돌아봐야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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